이제 막바지다. 그래 잘 견뎌왔다. 아니, 견딘 것인지 지나온 것일지 모르겠군. 좀 ‘쌀쌀’해지고 좀 ‘쓸쓸’해진 11월.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늘어질 대로 늘어진 저질 체력에 마지막 기氣를 넣어줘야겠다 마음먹었어. 12월엔 연말이라고 여기 저기서 불러댈테니 미리 든든히 챙겨둬야지. 뜨끈한 한 그릇에 온몸이 노곤노곤해져 두둑해진 배를 탕탕 두드리며 그 자리에서 잠들고 싶어질 듯한! 그런 한 뚝배기 보양식을 소개해보려 해.
누구와 함께 하면 좋을지 에디터 O가 지정해 뒀으니 11월엔 꼭 그 사람과 함께 찾도록!
Editor | 오상윤
Web Designer | 오선영
삼계탕
닭과 인삼, 대추 등 좋은 재료들을 넣어 푹 고아낸 보양 음식.
삼계탕이야 워낙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몸 보신 음식이지. 폭폭한 가슴살, 부드럽고 쫄깃한 날개와 다리 살을 발라 먹은 뒤 뱃속에 꽉 차있던 찹쌀을 뽀얀 국물에 잘 말아서 입 속으로. 꺄- 정말, 닭은 정말 은혜로운 동물인 것 같아. 구워도 튀겨도 삶아도 고아도 맛있다니! 특히 삼계탕은 인삼, 대추 같은 재료들이 한 그릇 안에 다 들어있어서 인지 보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을 안겨주지.
찾은 곳은 토속촌 삼계탕과 함께 서울 삼계탕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고 있는 호수 삼계탕.
Point |들깨를 갈아 만든 국물은 그야말로 최고. 단! 이에 들깨가 한바탕 끼어서 난리 날 수 있으니 식후 체크는 필수. 아 여기 고추장도 정말 맛있어서 밑반찬으로 나온 오이를 폭풍 흡입할지도.
Where |호수삼계탕 _ 12000원 /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342-134 / 02-833-8948
With |우리 엄마, 아빠.
Next |조금만 걸으면 대영 초등학교가 나오고 옆에 신길근린공원이 있으니 벤치에 앉아 엄니아부지랑 입가심으로 션~한 아이스크림 먹으면 딱!
갈비탕
갈비를 푹 고아 만든 보양 음식.
갈비는 일단 뜯는 맛이다. 이 국물 안에 어떤 영양분이 들어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갈빗대에 얼마나 살이 실하게 붙어있는지가 갈비탕의 관건이잖아. 보통 예식장에서 갈비탕이 자주 등장하는데 비루하기 그지없는 갈비살 때문에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지. 하지만 에디터 O가 추천하는 이 가게는 갈비탕의 신세계를 열어줄 거야.
찾은 곳은 엄청난 양을 자랑하는 옛맛 서울불고기.
Point |뜯어도 뜯어도 계속 갈비가 나오는 화수분 갈비탕. 음, 짐승 갈비탕이라 말하고 싶다. 뚝배기의 밑이 두꺼운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시길. 짐승 같은 양도 양이지만 오픈 된 부엌에서 펄펄 끓고 있는 갈비탕을 보면 내가 짐승이 될지도.
Where |옛맛 서울불고기 점심특선 갈비탕 _ 7000원 / 서울 마포구 상수동 115 / 02-4090-9371
With |우리 그이 또는 그녀.
Next |상수역과 5분거리. 신나게 갈빗대를 뜯고 상수역 근처 예쁜 카페에 들어가 카페 놀이하면 딱!
추어탕
미꾸라지를 끓여 만든 보양 음식.
추어탕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미꾸라지가 통째로 들어간 ‘추탕’을 보았기 때문일 거라 생각해.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서 만든 것이라 좀 다르지. 얼큰한 된장국이라고 생각하면 될거야. 펄떡펄떡 튀어 오르는 미꾸라지의 기운이 내 뱃속으로 들어왔단 생각을 하니 저절로 호랑이 기운이, 아니 미꾸라지 기운이 샘솟는군.
찾은 곳은 추어탕집 부동의 넘버원 남도식당
Point |주택을 식당으로 개조해서인지 앉아 있는 내내 식당보다는 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곳. 그렇다고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부르지는 말자. 추어탕도 그렇지만 반찬이 참 맛있다.
Where |남도식당 추어탕 _ 10000원 / 서울 중구 정동 11-4 / 전화번호 없음
With |우리 친구.
Next |덕수궁 돌담길과 서울 시립미술관, 정동극장이 가까이 있다. 제대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연결시키면 딱!
도가니탕
소의 무릎뼈를 고아서 만든 보양 음식.
소의 무릎뼈라고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소의 무릎 관절을 이루는 물렁뼈와 주변의 투명한 힘줄을말하지. 이게 뭐 든든하겠어 라고 무시하지 마라. 무릎뼈를 고았기 때문에 칼슘이 가득한데다가 고소한 국물을 물론이고 입술에 쩍쩍 붙는 그 콜라겐의 실체까지 확실히 느껴본다면 매일 도가니탕을 외쳐댈지도 몰라. 피부재생력을 도와준다고도 하니 이건 놓칠 수 없는 음식인게다!
찾은 곳은 50년 넘게 도가니탕만을 연구(?) 해 오셨다는 골목길 속 대성집.
Point |짭조름한 간장에 도가니를 콩 찍어 입에 넣으니 술술 넘어간다. 동행한 이는 소주가 땡긴다 했다. 다만 끈적거리는 도가니를 계속 먹고 있자니 조금은 느끼. 깍두기를 규칙적으로 섭취해주는 것이 관건.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