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온 -12. 위탁 서점 헌 책방, 가가린(GagaRin)을 가보고 싶어 통의동 산책을 나섰던 날의 온도이다. 그 수많은 날들 중 왜 하필 이렇게 추운 날을 선택했는지. 지금 생각 해 보니 아마도 따스한 서울 통의동 산책길을 잘 느껴보라는 계시였을지도 모르겠다. 경복궁역(3호선)으로 향했다. 가가린[GagaRin]이라는 곳 은 위탁 헌 책방으로 연회비 2만원 (또는 평생 회비 5만원)을 내고 내 물건의 판매를 대신 해 주는 곳이다. 모든 것을 위탁하는 것은 아니고 교과서, 수험서 등은 받지 않는다. 헌 책방 또는 중고책방이라는 메인 타이틀과는 좀 거리가 있어보이는 깔끔한 화이트 구조물, 통유리 밖으로 새어나오는 따뜻한 주황색 불빛은 통의동 산책이라는 이름 아래에 덜덜 떨고 있는 나를 따스히 반겨주는 것 같았다. 자. 들어가보자. 어? 가게 앞에 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카트가 있다. 기쁘게도 이 안의 물건들은 무료로 마음껏 가져 갈 수 있다. 무료라는 말에 눈이 번쩍거리지지만 왜 무료인지 알 듯한 물건들 뿐. 그래도 괜히 무엇인가를 발견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가가린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문만 열었다 빼꼼히 안을 보더니 그냥 돌아서는 사람들도 있었고 진득하게 앉아서 책을 읽는 아이도 있었다. 서랍 하나 하나 열어보며 어떤 추억을 팔고 있는지 탐험하는 아주머니도.‘고맙습니다’라는 한국어를 어색하게 던지고 떠나는 외국인도. 많은 이들이 오고 가는 가가린 속에서 마치 작은 마을 하나를 보는 듯 했다. 명함을 건네며 취재를 위해 사진을 찍어도 괜 찮겠냐는 양해를 구했다. 밝게 웃으며 “편하게 찍으세요”라고 건낸 남자의 따뜻한 대답에 이 곳을 더 예쁘게 담고 말테다! 라는 사심어린 의무감이 한 구석에 차곡차곡.. 위탁 받은 물건을 깨끗하게 정리하여 가격표를 붙이고 정성껏 쌓아 올리고 있는 남자의 세심한 손길에 괜시리 나도 물건 하나 위탁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세월의 때가 뭍어있어도 추억을 간직한 선물로 만들어 줄 것 같았다. (헌책방 이라는 기본 취지에 맞게 꽤 오래 돼 보이는 책을 팔기도 했고 뜯지도 않은 새 제품을 팔기도 했다.)
가가린을 찾기 위함이 통의동 산책의 시작이었지만 이 예쁜 서점 외에도 통의동에는 볼 것들이 다양하다. 사실 통의동이라고 한정짓는 것도 어렵다. 이 곳은 적선동, 효자동, 체부동 이라는 다양한 이름이 매우 작은 구역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걷다보면 효자동이고 걷다보면 어느새 통의동이 되는 곳. 우선 자하문로 8길에서는 가가린과 카페 mk2와 목화식당(카레라이스가 굉장히 맛있다)을 만날 수 있고 경복궁 돌담길 대로변에서는 보안여관 (동절기에는 전시가 없다.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boaninn)도 만날 수 있다. 보안여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인인 서정주, 김동리가 하숙을 하며 머물렀던 곳으로 1930년대에 지어져 80여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철거하게 된 이곳을 안타깝게 생각한 ㈜메타로그 아트서비스의 최성우 대표가 보안여관을 갤러리로 변화시켰다고하니 오래됨을‘새로움’으로 만든 그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 밖에 서촌의 한국식 게스트 하우스인 한글하우스나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도 골목 골목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재미도 숨어있다.
살짝 털어놓는 이야기 _ 꼭 가보세요. 라고 얘기할만한 것들은 없다. 그저 걷다보면 만나게 되고 그 만남이 싫지 않아지는 것일뿐이다.
가가린을 나와 오른편으로 걸어나가면 목화식당이라는 작은 가게를 만날 수 있다. 4개의 테이블밖에 없는 곳이지만 정겨움이 뭍어나는 곳. 가격 _ 8000원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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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런 느낌 정말 좋아하는데, ㅎ 한번 가봐야겠네요.
2011/03/07 18:44저도 얼마전에 다녀왔어요! ㅎㅎ
2011/03/07 23:38지금은 날도 따뜻해져서 더 기분좋은 산책이였답니다 ㅎㅎ
더 멋진 곳 많이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2011/03/11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