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득 오늘은 그 때의 나로 돌아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래서 추억 속 현장학습을 다시 떠나봤어. 지난 날의 추억에 오늘의 새로운 추억까지 쌓아보려구. 스무살에 떠나는 현장학습에 너도 초대해줄게. 빨리 따라와봐!
Editor | 이은지
Web Designer | 오선영

석촌호수 구경 제대로 시켜주는 자이로스윙
누구는 자이로 드롭이 제일 무섭다고 하지만 에디터 L은 자이로 스윙이 더 무서웠어. 자이로 드롭과 바이킹을 한꺼번에 타고 있는 기분이랄까? 특히, 자리를 ‘제대로’ 잡으면 석촌호수로 다이빙 할 것 같이 떨어지는데, 이제야 고백하지만 그 때는 솔직히 좀 울 뻔 했었어.
3시간씩 기다리기가 예사였던 아트란티스
테마파크에 들어간 애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제일’ 재밌는 놀이기구를 타는 애들, 아니면 조금 타협해서 대기 시간이 적은 놀이기구를 ‘많이’ 타는 애들. 양과 질에 대한 고민은 테마파크에서도 이어지는구나. 너는 어느 쪽이었어?
현장학습의 추억에서 스페인해적선을 빼놓을 수 없지
누구나 그럴테지만 에디터 L의 첫 바이킹 체험도 역시 제일 가운데 자리부터 시작했어. 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한 칸 한 칸 뒤 쪽으로 진출해서 마침내 고 2 마지막 현장학습에서는 맨 뒷자리를 정복할 수 있었다. 음하하하!
지역별로 각종 괴담이 떠돌았던 혜성특급
에디터 L의 동네에서는 혜성특급 안에 귀신이 살아서 천으로 된 덮개가 덮였다 벗겨지면 탑승객이 한 명씩 없어진다는 괴담이 떠돌았었어. 왜인지 모르게 유달리 혜성특급에는 여러 괴담들이 많았던 것 같아. 그래서 더 스릴 만점이었지.
누가 더 멋진 남자인가를 가리는 후룸라이드의 순간 포착 사진
롯데월드에서 물이 가장 많이 튀는 놀이기구인 후룸라이드. 이 후룸라이드의 묘미는 역시 급경사에서 찍히는 순간 포착 사진이지. 소위 좀 ‘논다’는 남자애들은 자신의 용기를 증명하기 위해 안전바도 잡지 않고 각종 포즈를 취하더라.
동심으로 돌아가서 퍼레이드 즐기기
어릴 적 봤던 로티, 로리는 완~전 멋있고 커 보였는데 오늘 본 로티와 로리는 왜 이렇게 덥고 안쓰러워 보일까. 퍼레이드에 등장하는 예쁜 언니들 복근에 자꾸 시선을 뺏기기도 하고… 아 동심으로 돌아가서 퍼레이드를 즐기고 싶었는데 난 이미 타락했나봐.


그리고 스무살이 넘어 다시 찾은 지금의 롯데월드. 마침 롯데월드에도 추억의 바람이 불었더라. 우리 어렸을 때에 즐겼던 먹거리나 놀이가 만남의 광장 앞에 펼쳐지고 있었어. 에디터 L은 오랜만에 만난 ‘뽑기’가 너무 반가워서 시침핀으로 심혈을 기울여 뽑아봤는데, 톡 하고 부러져버렸다. 아 소싯적에 동네 뽑기장수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에디터 L의 시침핀 솜씨도 세월 앞에서는 무색하네. 그리고 특별전시장 내 <엄마 어렸을 적엔> 인형전에는 엄마가 머리맡에서 얘기해주던 엄마 어린 시절 이야기가 헝겊 인형들로 재현되어 있더라. 몇 몇 장면은 에디터 L에게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아서 흐뭇하게 구경하고 있었는데, 학교도 못 들어간 꼬꼬마들이 “엄마 이게 뭐하는 거야?”하고 묻는 장면을 보니까 우리도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더라구. 하긴 요새는 하루 하루가 다르더라…
씁쓸한 마음을 달래고자 식사를 하기로 했어. 마침 어드벤쳐 1층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추억의 양은 도시락을 팔고 있더라. 계란 옷 입은 소시지 반찬이 옛날 그 동그란 소시지가 아니어서 조금 실망했지만, 김치 볶음에 장조림, 콩자반까지 나름 풍성한 반찬이 담겨 있어서 용서해주기로 했어. 꽤 실한 구성인데도 가격은 5천원이라 부담 없이 사먹을 수 있었어. 배도 채웠으니 다시 놀이기구로 돌격. 한참 놀이기구를 타다보니 다리가 아파서 가든스테이지에 살짝 자리를 잡았는데 마침 아빠 엄마 손 꼭 잡고 보러갔던 바로 그 <동춘 서커스>가 공연되고 있더라. 아슬아슬한 아크로바틱 묘기에 입이 떡 벌어졌어. 어려서도 서커스를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네.
한참 옛날 추억에 젖어 있는데, 에디터 L 눈에 예전 현장 학습 때에는 못 봤던 낯선 기계가 하나 있더라. 이건 뭔가? 하고 들여다 봤더니 ‘매직 패스’라고 써있네. 에디터 L은 이 매직 패스의 정체를 알고 진짜 이건 매직이야!!하고 소리질렀다니까. 매직 패스는 일종의 예약 티켓이었어. 예약 가능 시간을 확인하고 내 티켓의 바코드를 찍으면 해당 시간에 줄을 길게 서지 않고 바로 탑승할 수 있는 시스템이더라구. 우와 이것만 잘 활용하면 전처럼 몇 시간씩 기다릴 필요도 없겠다. 매직 패스는 스페인 해적선, 후룸라이드, 아트란티스, 자이로 스윙 등 총 10개 기구에서 운영되니 확인해봐.
스무 살의 현장 학습이 열 살 때의 현장 학습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 뭔 줄 알아? 바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거!!! 점심 식사와 함께 살짝 맥주를 곁들여 마셨는데, 크~~ 열 살은 모르는 어른들의 즐거움이 요기잉네? 이건 비밀인데, 맥주 한 잔 마시고 회전 바구니 타면 진짜 뻥 안 치고(!) 두 배는 재밌더라. 물론 술이 약하다면 알아서 자제해야겠지만 말이야.
그리고 맥주에 이어 ‘이 곳’에 들어섰을 때 에디터 L은 진정으로 20대임에 감사했다. 그 곳이 어디냐구? 바로 온갖 사탕이 가득한 위니비니! 중학생이었던 에디터 L이 남은 용돈을 헤아려보고 등을 돌려야만 했던 그 슬픔의 사탕 가게에서도 이제 당당히 쇼핑할 수 있단 말씀. 직장인이라 행복해요. 만세 만세! 이 곳에서만 파는 이 새콤한 쫄쫄이가 얼마나 침을 고이게 하던지. 그래서 오늘은 다이어트 신경 안 쓰고 맘껏 골라 담았어. 엄마 손 꼭 붙잡고 온 어린이 하나가 에디터 L을 너무 부러워하더라. 내 사탕 봉지에서 눈을 떼질 못하더라구. 훗.

한참 스무 살의 기쁨에 잠겨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주위가 어둑어둑해졌어. 시계를 보니 이미 여섯시 반. 실내에는 색색의 전구가 켜졌는데, 신데렐라도 아니고 다섯 시 땡 치면 돌아가야 했던 옛날엔 절대 보지 못했던 예쁜 모습이었어. 그리고 어두워졌으니 맥주 한 잔 해줘야지.(이상하게 테마파크 맥주는 호프집 맥주보다 2배는 맛있는 것 같아. 절대 에디터 L이 술을 좋아하는 게 아냐) 차가운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면서 예쁘게 조명이 들어온 회전 목마를 보니 왠지 모를 향수가 일더라. 오히려 중고등학생 때에는 재미 없다고 외면하던 회전 목마였는데 말이지. 예쁜 색의 전구가 들어온 회전 목마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어린 날을 추억하게 만드는 타임 머신 같았어.

매직 아일랜드로 나갔더니 이제 완전히 해도 지고, 석촌 호수의 서늘한 가을 바람 맞으며 가을 밤의 운치를 즐기려는데 어디선가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가락이 들려오네. 노랫소리를 따라 발을 옮겨보니, 아까 동춘 서커스가 열렸던 가든 스테이지에서 이번에는 디스코가 흘러나왔어. 통기타 가수가 라이브 공연을 하는데 즉석에서 신청곡을 받기도 하더라. 디스코나 허슬을 추던 댄서들도 아주 흥겨웠어. 이 <7080 콘서트>를 보고 있으니, 굳이 놀이기구를 타러 오는게 아니더라도 부모님과 롯데월드에서 추억의 음악에 가을 바람을 벗삼아 즐거운 저녁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무료 입장이 되는 신용카드들이 많으니, 공짜로 통기타 라이브도 듣고 호수 경치도 구경할 수 있는 거지.
가을 냄새 실컷 맡고 놀이기구도 실컷 탔더니, 집에 갈 때는 정말 녹초가 됐어. 하지만 20대가 되어 떠난 현장 학습은 정말 최고였다. 추억에 흠뻑 젖어도 보고, 예전의 빛 바랜 추억 위로 새로운 추억까지 쌓을 수 있어 더욱 좋았지. 이번 가을엔 너도 현장 학습 한 번 떠나보지 않을래?
뻔fun뻔fun한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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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it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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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롯데월드를 좋아하는 한 사람인데 단순히 놀이기구가 아닌 '스무살의 현장학습'이라는 색다른 관점에서 쓴 글이 흥미로운데요.?ㅋㅋㅋㅋ
2011/11/30 20:57민정님 반갑습니다!!!
벌써 12월이에요ㅠ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롯데월드에는 우리의 어린시절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덧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011/12/01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