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외출이 싫은 방콕 남녀에게
권하는 다섯 가지 책과 음악.
방학도 했겠다 할 일은 없는데 밖은 추워서 나가긴 싫고… 그렇다고 마냥 집에서 뒹굴거리자니 엄마가 '아이고~~정남아~~이거 확 마 궁디를 주 차삐까' 하고 노려보시는 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뒷통수가 따끔따끔하고. 이럴 땐 어쩌면 좋을까? 바로 에디터 D가 야심차게 추천한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는 거지. 방문을 열었는데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 부모님께서도 흐뭇해 하실 거야. 시, 소설, 인문, 교양 종류별로 골라 봤으니까 입맛대로 읽어 보라구~
Editor | 이다정
Web Designer | 오선영

<톨스토이 단편선>
L.N. 톨스토이, '인디북'
♬ 추천 BGM : Moonlight Becomes You, Eddie Higgins
몸이 추울 때는 옷이나 따뜻하게 껴입고 방안에 콕 박혀 있으면 그만이지만 마음이 추울 때는 어떻게 할까? 특히 요즘 세상은 몸보다 마음이 더 꽁꽁 얼었잖아. 어려운 경제 상황 속 살기 힘들어진 탓에 사람들은 점점 각박하고 이기적으로 변해 가고, 사랑보다는 미움의 감정을 더 쉽게 느끼곤 하지. 차가운 마음속에 난롯불을 지펴주고 싶다면 <톨스토이 단편선>을 읽어봐. 이야기가 짤막하고 어렵지 않아서 술술 넘어가면서도 하나의 이야기를 끝낼 때 마다 마음이 조금씩 훈훈해 질걸? 이웃에 대한 사랑과 인간의 불필요한 욕심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게 해 주거든. 뜨거운 코코아 한 잔을 느릿느릿 마시며 톨스토이의 이야기를 읽으면 사람에 대한 애정이 솟아날 게 틀림없어. 책 표지에도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적혀 있잖아. 부드러운 재즈곡 <Moonlight Becomes You>는 톨스토이 이야기로 상승시킨 마음의 온도를 조금 더 따스하게 유지시켜 줄 거야. 이 음악을 들으면 은은하고 부드러운 달빛을 쬐고 있는 느낌이 들곤 하니까.

<속눈썹>
김용택, '마음산책'
♬ 추천 BGM : A Winter Story(영화 Love Letter OST), Renedios
겨울은 다른 계절보다도 더욱 사랑을 하고 싶은 계절이지? 사랑하는 연인과 첫눈도 함께 맞고, 크리스마스도 함께 보내고, 제야의 종소리도 함께 듣고 싶으니까. 이 시집은 지금 한창 사랑하는 연인에게도, 사랑이 식어가는 연인에게도, 간절히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사랑에 아프게 데인 사람에게도 모두모두 추천해. 바로 이 <속눈썹>의 부제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사랑의 순간'이기 때문이지. 제목부터 울컥 와 닿지 않니? 사랑에 빠지는 그 찰나의 순간이란! 이미 경험해 본 사람에게는 황홀한 되새김이 될 순간이고 아직 겪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더없이 기다려질 순간이겠지. 시인이 여러 편의 연애시들을 통해 소박하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사랑의 모습들은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또는 간절하게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거야. 사랑에 다친 사람이라면 이 시를 통해 상처를 다독이고 옛사랑을 예쁘게 추억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해. 여기에 영화 Love Letter의 주제가 <A Winter Story>까지 잔잔한 배경음악으로 깔린다면 지금 당장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걸? 특히 Love Letter를 본 사람에게는 더욱 진한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영화도 함께 추천해!

<세계 명화의 비밀>
모니카 봄 두첸, '생각의 나무'
♬ 추천 BGM : Spring song in A major Op.62-6, Mendelssohn
친구나 애인과 함께 미술 작품을 볼 때 "이 작가는 이러이러한 삶을 살았고 이 작품은 저러저러한 의미를 가졌지. 블라블라" 이러면서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뽐내면 눈을 비비고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되지 않아? 특히 미술 작품들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 액션 페인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잭슨 폴록의 <가을의 리듬>은 정신 분열자가 일으킨 광란의 흔적으로밖에 안 보이는 것처럼. 그러니까 이번 겨울 <세계 명화의 비밀>을 통해서 우리의 지적 레벨을 한 단계 업시켜 보자. 이 책은 미켈란젤로부터 빈센트 반 고흐를 거쳐 잭슨 폴록에 이르는 8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글이라 읽기도 쉬운데다 그림이 많아서 더욱 부담이 없지! 배경음악으로 멘델스존의 <봄노래>까지 들으면 ‘고상함 레벨치’가 대폭 상승할거야. 이것은 마치 어느 고급스러운 미술관에서 귀부인들과 명화를 감상하며 수다를 떠는 그런 느낌!? 잘생긴 귀공자의 팔짱을 끼고 우아하게 그림을 감상하는 숙녀가 된 그런 느낌!? 이런 기분 처음이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유홍준, '창비'
♬ 추천 BGM : 아름다운 나라, 신문희
우리나라에 정말 아름다운 문화유산들이 많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 문화유산에는 우리나라의 기나긴 역사까지 스며있어서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잖아. 하지만 막상 어디로 가야 할지, 그 곳에서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할지 잘 모를 때가 많지. 그럴 때 이 책에게 물어보면 누구보다 친절하게 답해 줄 거야.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도무지 여행을 가고 싶지 않은 당신의 경우에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를 옆에 쌓아두고 읽어봐. 아마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전국 방방곡곡을 유랑하고 온 느낌이 들걸? 그것도 아주 알차고 보람 있게 말이지.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성악가 신문희의 <아름다운 나라>를 듣는 걸 추천해. 각종 국가 행사 때 들어서 이미 익숙하겠지만 책과 함께 이 노래를 들으면 또 다를 거야. 가슴 속에 뭔가 뭉글뭉글한 게 차오를 테니까. 그건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 태어났다는 자부심과 우리나라에 대한 샘솟는 애정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나라가 다르게 느껴질 거야.“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악의 교전>
기시 유스케, '느낌이 있는 책'
♬ 추천 BGM : 미궁, 황병기
할 일이 없어서 방바닥만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당신에게 이 책을 강추한다! 두 권이나 되지만 책을 펼치자마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될 걸? 2007년 한국에서도 개봉한 영화 <검은집>의 동명소설 원작자가 쓴 스릴러 소설이야. <검은집>의 주인공 사치코만큼이나 소름 끼치고 잔인한 사이코패스 하스미가 주인공인데 더 끔찍한 사실은 그가 바로 고등학교 교사라는 것! 내 담임 선생님이 사이코패스라고 상상해봐. 완전 소름 돋지 않아? 담임한테 밉보이면 머리나 몇 대 쥐어 박히고 마는 게 아니라 진짜 머리가 날아가는(!) 거지, 후덜덜. 하스미가 담임을 맡은 마치다 고등학교 2학년 4반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들어보기를 추천하는 곡은 ‘미궁’이야. ‘미궁’은 한국의 음악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한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님의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국악인데 가야금과 사람의 목소리가 함께 빚어내는 음색이 소름 끼치고 무서워서 곡을 둘러싸고 각종 루머까지 생긴 곡이지. 작곡가가 자살했다느니 세 번 들으면 죽는 곡이라느니 등등의 끔찍한 루머 말이야. 얼마나 무서운 곡이길래 이런 루머까지 생기는지 궁금하지 않아? 음악만 들어도 어디선가 죽은 영혼이 스멀스멀 나올 것 같은데 싸이코패스 이야기까지 곁들이면 웬만한 호러 영화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공포 분위기가 조성 돼. 다 큰 어른이 밤에 혼자 화장실 못 가게 되도 책임 못 져!

뻔fun뻔fun한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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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itl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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