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I 김경은 Assistant I 이승훈, 이제훈 Design for Web I 김지아
5월은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이렇게 공휴일이 두개. 석가탄신일은 부처님 생신이고 어린이날은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함께보내는 날인데 언제부터 공휴일들이 죄다 커플들의 날이 되어버렸지? 솔로들은 외로워서 어디 살겠나. 솔로들이라고 모두 히키코모리는 아니니까 집에만 있을 수도 없잖아! 그런데 집에만 있게 되는걸.
자신의 생각보다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사실을 알면서도 밖에 나가면얼굴도 모르는사람들 눈치가 보이기 때문. 특히 한국의 음식점들은 대부분 4인용 식탁. 붐비는 점심시간이면 주인아주머니가 반겨주시지도 않는다. 그래도 1人을 위한 공간들이 있으니우리도 따땃한 봄 햇볕 좀 쐬며 광합성을 해보자.
벛꽃 구경도, 영화도, 염색, 산책, 쇼핑, 여행도 모두다 스스로 잘해요. 하지만 밥먹는 것만은 두렵다구? 사람들은 혼자 여행가거나 혼자 영화를 봤다고 하면 "와~ 대단하다" 또는 "진정한 문화인"이라며 우러러본다. 그러나 '혼자 밥 먹기'는 상황이 달라진다. 친구들은 친구가 없냐는 듯한 눈초리를 보내며 보통 이렇게 말한다. "난 혼자서 영화, 여행, 쇼핑은 해도 밥은 혼자 못 먹겠더라." 심지어 <혼자 밥먹지마>라는 노래도 있으니. 그러나 생각보다 혼자밥먹고, 시간보내는 사람들이 많더라. 여름이 종종 엿보이는 5월. 집에서만 뒹굴뒹굴하며 TV보기 보다는 밖으로 나가보자.
그리다 꿈.
합정동에 위치한 그리다 꿈 북카페. 오후 1시에 문을 여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2시쯤. 이미 좌석 곳곳에는 사람들이 앉아 할 일을 하고있었다. 공부, 독서, 그림 그리기등.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들 1人. 아기자기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임에도 2명 이상의 인원이 한 명도 없었다.
.
사진 촬영이가능하다고 직원분께서 말씀하셨지만 음악만이 유일한 소음인 이 공간에서 사진을 촬영하기란 조심스러웠다. 찰칵찰칵. 사진 소리가 소리의 한 공간을 비집고 들어갔다.
책장에는 책이 빽빽히 꽃아져 있는데 심지어분야도 다양하다. 예술, 소설, 외국소설, 시, 문학, 에세이집 등. 책장을 둘러보는데여러사람의 손때를 타부분부분 헤진 책들이빳빳한 새책보다 더귀해보였다. 베르나르가 반가웠던걸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1-6권)' 시리즈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신촌 '이찌멘'
나가사끼짬뽕라멘집. 메뉴는 단 한가지. 오로지 나가사끼짬뽕라멘 하나. 단지 스무 좌석. 좌석마다 일인용 칸막이가있어 독서실느낌이 물씬. 서비스에 길들여진 우리에겐 이찌멘이 생소할 수도. 음식을 주문할 때 있어 스스로 모든 일을 해야 하기 때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른편에 ATM 비슷한 기계가 하나 놓여져 있는데 그곳에 현금을 넣고 메뉴버튼을 누르면 식권과 영수증이 발행된다. 그 다음 왼쪽 벽에 붙어있는 현황판에서 불이 들어와 있는 좌석(1인용 또는 2인용)을 확인 한 후 착석. 좌석 오른편에 꽃혀있는 주문기록지에 원하는 내용을 체크한 후 벨을 누르면 그제서야 보이는 반가운종업원의 얼굴. 종업원에게 주문기록지와 식권을 주면 끝.
2인용 자리도 만들어져 있는 신촌 '이찌멘'. 친구끼리. 연인끼리 와서 먹고가는 것은 좋은데... 3명이 오면 대략난감. 오늘은 커플이 착석. 흔쾌이 촬영에 협조해주신 커플에게 짝짝짝! 박수를! 1인 식당이라고 해서 적막이 흐른다거나, 밥만먹고 빨리 나가야 되는 분위기가 아닌 편하게 와서 마음껏 먹고 쉬다 갈 수 있는 편한 곳.
사진과 같이 앞이 뻥~ 뚫려 있다. 이는 음식이 그곳으로 나오기 때문. 배급받는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정말 편한걸. 주문한 후 착석하면 바로 음식이 내 앞으로 나오니까. 친절하게도 음식이 나온 후 블라인드로 앞을 가려주신다. 나만의 식당이 만들어진 아늑함. 일본식 라멘이라고 해서 느끼하거나 밍밍하지도 않은 한국인 입맛에 맞게 조금 얼큰하게 만들어져 나온다. 물론, 주문서 작성할 때 매운맛의 정도를 정할 수 있다. 6000원에 즐기는 라면의 행복. 나가사키 짬뽕라멘이라고 해서 라면만 나오는 것도 아닌 주먹밥 또는 김말이 초밥과 같이 나온다. 푸짐한 양.
지구당(地球堂)
한국에 이렇게 일본스러운 식당이 있었던가. 양 옆의 식당만 아니면 일본이라고 해도 믿을 작은 밥집의 외관. 풀색의 외관. 아담한 창문, 문 위에 살짝 걸쳐있는 남색 지붕. 소소한 외관과는 다르게 지구당은 까탈스럽다. 귀여운 까탈이지만. 지구당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일일메뉴 한 가지. 월요일에 방문한 우리는 오야꼬동을 먹었다. 작은 미닫이문 앞에는 지구당에서 지켜야할 지침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3명이상 방문이 안되고, 문은 안에서만 열린단다. 그리고 초인종도 있다.
실내는 정적. 옆에앉은 커플조차도 정숙. 도서관보다 더 조용하다. 단지 잔잔한 일본음악만이 오디오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었다. 왜이렇게 조용한거지. 사진소리 조차도 소음으로 들렸다. 휴우... 사진찍기 한번 힘들구나. 우리만 적응이 안되는 건가. 다른 사람들은 정적에 익숙한지 조용히 밥만 먹고 나간다. 젓가락과 그릇이 부딫히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록 조용히 밥만 먹고 하나 둘 나간다. 적어보이는 양이었는데 밥을 먹고나니 움직이기 힘든 정도. 음 악과 함께 노곤해지는 몸. 결국 일찍 들어와서 가장 늦게 나가는 셈이 되어버렸다.
혼자 밥을 먹자고 서론에서 당당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나도 혼자 밥먹는다고 하면 기분이 묘하다. 옆에 친구들, 연인들이랑 이야기하며 즐겁게 먹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하지만 오늘 찾아간 <그리다 꿈>, <이찌멘>, <지구당>은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을 안고 들어가 나올 때 봄햇살 가득한 따뜻함이 2배가 되어 나오는 장소들.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좋고, 날씨는 좋은데 약속이 없는 날도 좋고, 언제든지 찾아가도 마음속에 하트가 두 개 생겨 나오게 될 그런 곳.
댓글을 달아 주세요
솔로예찬!!!! 오호홍
2011/05/04 11:40솔로 예찬!!!이라 외치시는걸 보니 솔...로??? 이신가요? ^^
2011/05/12 10:41저를 위한 장소들이네요.. 흐학
2011/05/04 12:34달남님 굉장히 멋있으실 것 같아요~ :-)
2011/05/12 10:42이런곳을 진짜 유심있게 봐야 하는 실픈심정 ㅠㅠㅠㅠ
2011/05/05 16:59이젠 벗어나고 싶어요!!!!
누구 없을까요오.....
벗어나고 싶다! 라고 생각할 때 누군가가 나타나지 않을까요??? +_+
2011/05/12 10:43우와 일본스탈이 일인용자리가 만쿤요ㅋㅋ
2011/05/06 08:40특히 전 마지막집이 되게 가고싶어요 ㅋㅋ 귀찬게 스텝에게 말시켜야지 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일인용자리가 대부분인 곳은 일본스타일이 많은 것 같아요~~
2011/05/12 10:44ㅎㅎ 스텝이 대꾸도 안해주면 어쩌죠...ㅠ??
솔로천국!!!!!!!!! 갠적으로 첫번째 장소 너무 예뿐듯=]
2011/05/06 13:31그리다꿈 굉장히 예쁜 장소죠!!! 혼자오시는 분이 많아서 솔로라도 부담없이 찾아갈 수 있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 히히
2011/05/12 10:45것글감사드려요!!!!!
이런게 많아져야 합니다. 아니, 이런 인테리어가 없어도, 눈치보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분위기와 문화가 어서 정착되길 바라며..^-^;
2011/06/08 16:11(ps : 승훈이 형 화이팅!)